2022
케이크와 친절
2022년 3월호


케이크와 친절

대화를 하는 것도 어려운데 어떻게 이모에게 친절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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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 식탁에 함께 앉아있는 두 소녀

줄리는 친구 사라와 학교 식당에 앉았어요.

“집에 가서 티아[tía: 이모]를 볼 생각을 하니 걱정이야.” 줄리가 말했어요.

“너희 이모?” 사라가 물었어요.

“응, 우리 이모. 제니 이모. 우리 집에서 잠깐 지내고 계시는데, 나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 것 같아. 엄청 엄하시고 절대 웃는 법이 없으시거든. 내가 이모를 보며 웃어도 소용없더라고. 그냥 화만 내지 않으시면 좋겠어.”

“그래도 너는 웃어드리잖아. 친절하게 대하는 건 어쨌든 도움이 될 거야.” 사라가 말했어요.

줄리는 온종일 사라가 한 말을 생각했어요.

‘제니 이모에게 더 친절하게 행동하면 좋을 것 같아. 예수님이라면 아마도 그렇게 하실 테니까.’ 제니 이모는 스페인어만 할 줄 아셨어요. 줄리는 스페인어를 약간은 알아들었지만 말로 하는 건 서툴렀어요. 대화를 하는 것도 어려운데 어떻게 이모에게 친절할 수 있을까요?

엄마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할 때는 인내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셨어요. 줄리는 조용히 기도했어요. ‘하나님 아버지, 제니 이모를 대할 때 인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이모와 스페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줄리는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서 식탁 위에 놓인 카드를 보았어요. 케니는 그걸 읽어 보았어요. 그건 엄마와 아빠를 위한 카드였어요. ‘맙소사! 오늘은 두 분의 결혼기념일이잖아. 까맣게 잊고 있었네!’

줄리는 엄마 아빠를 위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해 드리고 싶었지만, 무얼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줄리는 주방을 서성거리는 제니 이모를 보았어요.

“어 … 토도 비엔[todo bien]?” 줄리가 말했어요. “괜찮으세요?”

“괜찮아.” 그러고 난 후 제니 이모는 스페인어로 빠르게 말씀하셨어요. 줄리는 이모가 자신에게 오쿠파다?[ocupada: 바쁘니?]라고 질문하시는 것을 들었어요.

“아니요, 요 노 … 오쿠파다[yo no … ocupada]. 바쁘지 않아요.” 줄리가 대답했어요. 줄리는 자신의 스페인어가 엉망이라 쑥스러웠어요. 하지만 제니 이모는 빙그레 웃음을 지으셨어요. 이모는 줄리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더 천천히 말씀해 주셨어요. 이모는 엄마와 아빠의 결혼기념일을 위한 케이크를 만들고 싶은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줄리가 말했어요. “바모스[Vamos]! 같이 해요.” 이건 줄리도 엄마와 아빠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그리고 이모와 더 친해질 기회이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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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요리하는 소녀와 이모

제니 이모와 줄리는 주방으로 갔어요. 두 사람은 손동작과 간단한 스페인어로 대화를 이어 갔어요. 제니 이모는 줄리에게 체크무늬 초콜릿 바닐라 케이크를 만드는 법을 보여 주셨어요. 줄리는 밀가루와 설탕의 계량을 도와드렸어요. 그리고 맨 위를 장식할 딸기도 잘랐어요. 곧 케이크는 오븐 안으로 들어갔어요. 정말 맛있는 냄새가 났어요!

‘정말 재미있었어.’ 줄리는 생각했어요. 하지만 줄리는 뒷정리를 하다가 그만 달걀 3개를 조리대 아래로 떨어트리고 말았어요. 떨어진 달걀은 박살이 났고, 바닥은 샛노랗게 엉망이 되었어요.

줄리는 당황해서 제니 이모를 쳐다보았어요. 이모가 화를 내실까요?

제니 이모는 그냥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케 데소르덴[Qué desorden]!” (“엉망이 되어 버렸네!”)

줄리는 처음으로 제니 이모의 웃는 얼굴을 보았어요. 줄리도 이모를 따라 웃었어요. 둘은 함께 더러워진 바닥을 치웠어요.

엄마 아빠가 집에 돌아오셨을 때에는 케이크가 완성되어 있었어요.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줄리가 말했어요.

“고마워! 정말 맛있어 보이는구나. 혼자 다 만들었니?” 엄마가 물으셨어요.

“아니요, 제니 이모랑 같이 만들었어요.” 줄리는 그렇게 말하며 제니 이모를 향해 활짝 웃었어요. 이번에는 제니 이모도 환하게 미소를 지어 주셨어요!

따스함이 줄리의 가슴속에서 퍼져 나갔어요. 줄리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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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e from the March 2022 Friend Magazine.

삽화: 말고시아 피아트코프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