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성찬을 취하고 싶니?
2023년 2월호


“성찬을 취하고 싶니?”, 『리아호나』, 2023년 2월호.

후기 성도의 소리

성찬을 취하고 싶니?

성찬이 전달되자 그 아이는 손을 내밀었다가 잠시 멈추더니 이내 손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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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기를 들고 있는 손과 빵을 집으려 내민 손

삽화: 딜린 마쉬

나는 절친한 친구에게서 금식 주일에 자기 와드로 와서 자기 아들을 명명하고 축복하는 데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축복을 한 후, 성찬을 들 시간이 되었다.

성찬이 회중에게 전달되는 동안, 나는 친구의 여섯 살 난 조카를 눈여겨보게 되었는데, 그 아이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가 있었다. 아이는 예배당 뒤편을 배회하다 성찬을 전달하는 한 연로한 형제님과 조용히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가 성찬을 받아 본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형제님은 아이에게 살며시 성찬기를 내밀었다. 아이는 손을 내밀었다가 잠시 멈추더니 결국 손을 내렸다. 그 아이는 또 다시 손을 내밀었다가 손을 거두었는데, 그때 잠시 조금 어색한 기류가 오갔다. 아이는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신이 없는 것 같았다. 노신사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마침내 소년이 “제가 성찬을 취하길 바라시는 거예요?”라고 물었다.

노신사는 다정한 목소리로 “성찬을 취하고 싶니?”라고 되물었다.

소년은 그렇다고 대답한 다음, 망설임 없이 손을 내밀어 빵을 집었다. 성찬을 전달하던 그 형제님이 빵이 담긴 성찬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가져가자 아이는 가족에게로 돌아가 앉았다.

그 형제님과 소년 사이에 이루어졌던 소통에 대한 기억을 통해 나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당신의 자녀들인 우리와 어떻게 소통하시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절대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으시지만, 사랑하는 마음과 인내심을 가지고 우리에게 참여를 권하신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를 축복하실 준비가 되어 계시며, 그분의 사랑의 팔은 항상 우리를 향해 뻗어 있다. 우리가 그분께 손을 내밀기로 하는 순간, 그분은 이미 그곳에 계시며, 우리에게 당신의 기적적인 사랑과 축복을 베풀 준비가 되어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