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성탄절 전야에 오신 손님
2017년 12월호


성탄절 전야에 오신 손님

글쓴이는 미국 아이다호 주에 산다.

일 년 중 성탄 전야만큼 멋진 밤이 또 있을까요? 그런데 그 시간이 엉망이 될 참이었어요!

“그리스도 탄생 노래하세: 이웃에 사랑 보이세.”(Children’s Songbook,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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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전야에 오신 손님

클라라네 가족은 성탄절 전야가 되면 늘 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클라라는 가족의 그런 성탄절 전통이 좋았습니다. 먼저 저녁 식사로 구운 생선을 먹고, 후식으로는 성탄절 쿠키를 먹었습니다. 그런 다음 성탄절 용품을 파는 상점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성경책을 펼쳐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렇게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면 크리스마스트리에 처음으로 불을 밝히고, 각자 하나씩 선물을 열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녁 시간으로 꼽자면, 클라라는 일 년 중 이 시간이 제일 좋았습니다. 그래서 여태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엄마가 말씀하셨습니다.

“올해 성탄절 전야에는 특별한 손님을 모실 거란다. 레이너 아주머니 기억하니?”

클라라가 볼멘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빠가 지난주에 교회로 초대했던 이웃 말씀이죠?”

“그래. 아빠가 지금 그분을 모셔 오고 계시단다.”

클라라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어떻게 잘 모르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요? 성탄절 전야를 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레이너 아주머니는 아빠가 교회로 초대했지만 오시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이번에도 그러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집으로 들어오신 아빠 곁에는 그 “특별한 손님”도 함께 있었습니다. 레이너 아주머니는 지치고 슬픈 얼굴이었습니다. 클라라는 아주머니께 인사는 했지만, 그 밖에 다른 말을 건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저녁을 먹으며 엄마 아빠가 아주머니와 이야기하시는 동안, 클라라는 잠자코 음식만 먹었습니다.

“춤 배워 본 적 있니?” 레이너 아주머니가 조용히 물었습니다. 아주머니는 클라라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클라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접시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주머니는 여전히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도 그렇단다. 어떤 춤을 가장 좋아하니?”

클라라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접시 가장자리로 채소를 밀어냈습니다.

레이너 아주머니가 말했습니다. “나는 발레를 좋아한단다.” 대학에 다닐 때는 무용단에도 있었지. 우리는 1년 동안 유럽 곳곳을 여행했단다. 정말 대단했지.”

클라라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정말 멋진 이야기였습니다.

클라라가 물었습니다. “또 무얼 좋아하시는데요?”

레이너 아주머니는 잠시 미소를 짓더니 말했습니다.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해. 그리고 수학을 좋아한단다.”

클라라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정말요? 수학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에요!”

클라라는 남은 저녁 식사 시간 내내 레이너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수학을 공부해서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고, 남편을 만날 무렵에는 수학 교수가 되기 위해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잘못된 선택을 한 탓에 지금 감옥에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성탄절 용품을 파는 상점을 둘러보는 동안 클라라는 레이너 아주머니 옆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탄절 이야기를 읽는 동안에는 아주머니도 볼 수 있게 경전을 펼쳐 드렸습니다.

드디어 선물을 열어 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클라라는 포근한 보라색 잠옷을 받았습니다. 얼른 입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레이너 아주머니가 선물을 받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바로 그때 엄마가 아주머니에게 선물 하나를 건넸습니다. 아주머니는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선물을 열었고, 안에는 짙은 파란색 양말 한 켤레가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클라라는 방으로 가서 새로운 잠옷을 입어 보았습니다. 계속 레이너 아주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아주머니는 성탄절에 받은 양말을 매우 감사하게 여기는 것 같았습니다!

클라라가 보송보송한 양말에 발을 넣는데 아름다운 곡이 연주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층으로 달려가 보니 부모님이 레이너 아주머니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성탄절 노래를 부르고 계셨습니다. 클라라도 함께했습니다. 노래를 부르니 마음이 점점 더 따뜻해졌습니다. “성탄절 전야에 손님이 오시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아.” 클라라는 생각했습니다.

일요일이 되자, 레이너 아주머니는 교회에 오셔서 클라라의 가족과 함께 앉아 성찬식에 참석했습니다. 아주머니는 매우 행복해 보였습니다. 클라라는 아주머니와 함께 찬송가 책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마도 성탄절 전야를 위한 전통을 새로 추가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