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
2017년 11월호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

그리스도 안에 거하고 그분이 우리 안에 거하실 것을 간절히 바랄 때, 우리는 거룩함을 추구하게 됩니다.

예수께서는 갈릴리에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만으로 오천 명을 먹이는 기적을 행하시고,1 이튿날 가버나움에서 다시 사람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구주께서는 많은 이가 당신의 가르침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다시 음식을 얻을 것만 생각하고 있음을 아셨습니다.2 그리하여 주님은 “[인자가 가져다줄]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의 가치가 훨씬 크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확신시켜 주려 하시며3 이렇게 선언하셨습니다.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거니와

이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떡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죽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니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4

그 가운데 구주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만 이해한 이들은 그분이 뜻하신 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이 말씀에 기겁하며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 사람이 어찌 능히 자기 살을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겠느냐.”5 계속하여 예수께서는 그 원리를 이렇게 풀이해 주셨습니다.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6

그런 후 주님은 이 상징의 심오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7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중 여러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말씀은 어렵도다 누가 들을 수 있느냐.” 그리고 “그때부터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였습니다.8

그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직설적인 표현은 우리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 우리 삶, 곧 우리 존재 안에 구주를 얼마나 온전히 임하시게 해야 하는가를 피력합니다. 이 일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첫째,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살과 피를 희생해 우리의 죄를 대속하셨고 육체적인 죽음과 영적인 죽음을 이기셨음을 우리는 압니다.9 그렇다면 분명 우리는 그분이 치르신 속죄에서 비롯된 권능과 축복을 얻을 때 그분의 살을 취하고 피를 마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교리에는 속죄의 은혜를 얻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나타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행사해야 하고, 회개하여 침례받아야 하며, 성신의 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 “불과 성신에 의하여 [우리의] 죄 사함이 임”합니다.10 바로 이 관문을 통해 우리는 구주의 속죄 은혜를 얻고 그분의 왕국으로 이어지는 협착하고 좁은 길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런즉 만일 너희가 [그 길에서] 힘써 앞으로 나아가되 그리스도의 말씀을 흡족히 취하며 끝까지 견딜진대, 보라, 이같이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가 영생을 얻으리라 하시느니라.

… 보라, 이것은 그리스도의 교리요, 한 하나님이시요 끝이 없으신 아버지와 아들과 성신의 유일하고 참된 교리니라.”11

마지막 만찬에서 행해진 성찬에는 아름다운 상징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의 떡이요 생수이신12 그분의 살과 피를 뜻하는 빵과 물을 생각할 때, 그분이 우리를 구속하고자 값을 치르셨다는 사실을 통렬히 깨닫습니다. 빵이 떼어질 때, 우리는 구주께서 살이 찢기었음을 기억합니다. 댈린 에이치 옥스 장로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빵은 잘리고 찢기기에 조각마다 서로 모양이 다릅니다. 빵을 취하는 사람이 서로 다르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각자 회개할 잘못이 다릅니다. 저마다 필요한 것들도 다릅니다. 우리의 필요 사항은 우리가 성찬 의식에서 기억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를 통해 강화됩니다.”13 우리는 성찬식에서 물을 마시며, 그분이 겟세마네와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와 그 피의 성결하게 하는 권능을 생각합니다.14 “부정한 것은 아무것도 그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음]”을 알기에, 우리는 “자기의 신앙과 자기의 모든 죄를 회개함과 끝까지 충실함으로 인하여 나의 피로 그 옷을 빤 자”가 될 것을 다짐합니다.15

죄와 죄로 인한 얼룩을 지우려면 구주가 베푸신 속죄의 은혜가 필요하다고 지금까지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상징적으로 그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데는 더 심오한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육으로 난 사람을 벗어 버리고 “주 그리스도의 속죄를 통해”16 성도가 되어 감으로써 그리스도의 특성과 성품을 내면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주 성찬식에서 빵과 물을 취하는 시간은 그분의 성품과 죄 없는 삶의 방식을 우리의 삶과 존재에 얼마나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좋은 기회입니다. 예수께서는 죄 없는 몸이 아니셨더라면 다른 사람을 위해 죄를 대속할 수 없으셨을 것입니다. 그분은 죄가 없으셨고 공의의 요구에서 자유로우셨기에, 공의를 충족하고 자비를 베푸시고자 우리를 위해 당신을 내어 줄 수 있으셨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속죄 희생을 기억하고 기리는 동안, 그분의 죄 없는 삶 또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우리 몫을 다하고자 온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도록 쉬지 말고 나아가야 합니다.17 몰몬경에 나오는 라모나이 왕의 부친처럼, 우리도 기꺼이 모든 죄를 버리고18 개개인으로서는 물론 다 함께 주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얼마 전 친구 하나가 선교부 회장으로 봉사하며 겪었던 일을 제게 들려주었습니다. 당시 그 친구는 수술을 하여 회복되기까지 몇 주가 걸렸기에, 많은 시간 동안 경전을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오후, 제3니파이 27장에 있는 구주의 말씀을 상고하던 중에 그는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그 친구의 말입니다.

“꿈을 꿨는데, 내가 살아온 시간이 선명한 전경으로 눈 앞에 펼쳐지더군. 죄를 짓거나 어리석은 선택을 했던 순간도 나오고, 사람들에게 인내하지 못한 … 순간이며, 좋은 말과 행동이 필요했지만 그냥 넘기고 만 순간도 봤지. … 삶을 전부 돌아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몇 분이었지만, 내겐 훨씬 더 길게 느껴졌지. 깜짝 놀라 눈을 뜨기 무섭게 … 침대 곁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시작했다네. 그렇게 깊은 감정을 쏟아내며 용서를 구한 적은 없었을 거야.

그 꿈을 꾸기 전에는 내가 그토록 회개가 필요한 사람인 줄 몰랐다네. 내 잘못과 약점이 순식간에 너무도 명백히 눈에 보이자, 당시의 내 모습은 하나님의 거룩하고 선하신 모습과 천 길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네. 그 늦은 오후의 기도 가운데 나는 하나님 아버지와 구주께 온 영혼을 다해 더없이 깊이 감사드렸다네. 그분들이 나를 위해 하신 일이, 그리고 내게 정말 소중한 아내와 아이들과의 관계가 그렇게 감사할 수 없었네. 그렇게 기도하는 동안 내가 합당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는 손에 만져질 듯했네. …

그날부터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어. … 마음이 달라졌지. … 그 일로 복음을 전파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느끼며 더 큰 사랑의 힘을 발휘해서 다른 사람에게 더욱 깊이 공감하게 되었네. … 신앙, 소망, 회개의 은사와 관련된 몰몬경의 메시지도 그 어느 때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네.”19

중요한 것은, 이 훌륭한 남성이 자신의 죄와 약점에 관한 선명한 계시를 보고도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는 충격도 받고 후회도 했습니다. 꼭 회개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그는 겸손해졌지만, 감사와 화평, 그리고 진정한 소망을 느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시기 때문이었습니다.20

제 친구는 그 꿈에서 본 자신의 삶과 하나님의 거룩하신 모습 사이의 간극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거룩함이 맞는 말일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것은 거룩함을 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라고 명하셨습니다.21

에녹은 이렇게 권고했습니다. “모든 사람은 어디에 있든지 반드시 회개해야 하며, 그렇지 아니하면 그들은 결단코 하나님의 왕국을 기업으로 받을 수 없음을 네 자녀에게 가르치라. 이는 부정한 것이 그 곳에 거할 수 없음이니, 곧 그의 면전에 거할 수 없음이니라. 이는 곧, 아담의 언어로 말하건대, 거룩한 사람이 그의 이름이요, 그의 독생자의 이름은 인자[이니라.]”22 어린 시절 저는 진정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신약전서에서 (그분이 스스로 당신을 가리키실 때조차) 종종 사람의 아들, 곧 인자로 일컬어지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에녹의 말을 통해, 예수님의 이러한 명칭은 사실 그분의 신성과 거룩함이 드러난 말임을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은 거룩한 사람, 곧 아버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거하고 그분이 우리 안에 거하실 것을 간절히 바랄 때,23 우리는 육신과 영의 거룩함을 추구하게 됩니다.24 우리는 “주님께 거룩함”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성전에서 거룩함을 추구합니다. 결혼과 가족, 가정 안에서 거룩함을 추구합니다. 매주, 기쁨으로 주님의 거룩한 날을 맞이하며 거룩함을 추구합니다.25 말과 복장, 생각 등 일상의 세세한 부분에서도 우리는 거룩함을 추구합니다. 토마스 에스 몬슨 회장님이 말씀하셨듯이, “우리는 우리가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통해 이루어집니다.”26 우리는 매일 우리의 십자가를 지며 거룩함을 추구합니다.27

캐럴 에프 맥콩키 자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유덕하고 칭찬할 만한 모든 것에서 멀어지게 하는 수많은 시험과 유혹, 시련을 압니다. 우리가 겪는 그런 필멸의 경험은 거룩함을 선택할 기회를 줍니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성약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할 때 성결해지고 거룩하게 됩니다.28 저는 우리의 희생에 봉사를 더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우리] 이웃을 섬길 때 [우리]는 다만 [우리]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것”임을 압니다.29 주님은 그러한 봉사가 그분의 생애와 성품의 핵심임을 다음과 같이 일깨워 주십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30 매리온 지 롬니 회장님은 다음과 같은 현명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봉사는 우리가 해의 왕국에서 살 권리를 얻기 위해 그저 이 지상에서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봉사는 해의 왕국에서 승영의 삶을 이루는 근간입니다.”31

스가랴는 주님이 세상을 통치하시는 복천년이 되면 말에 달린 방울에조차 “여호와께 성결”, 곧 주님께 거룩함이란 말이 새겨져 있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32 이 계곡의 개척자 성도들은 그 사실을 기억하며, 평범하거나 일상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비롯하여 종교 활동과 더 깊이 관련된 것들에 “주님께 거룩함”이라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성찬 컵과 성찬기에도 새겼고, 칠십인이 행한 의식 증서와 상호부조회 깃발에도 인쇄해 넣었습니다. “주님께 거룩함”이란 문구는 시온의 상업 협동 기관인 ZCMI 백화점 진열창에도 붙었습니다. 건설 현장의 망치에서도, 악단의 북에서도 보였습니다. 브리검 영 회장의 자택 문에 달린 철제 손잡이에도 있었습니다. 거룩함과 관련된 이 문구가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곳에서 보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은 거룩함에 집중하는 일이 얼마나 보편적이고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를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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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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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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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CMI 진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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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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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손잡이

구주의 살을 취하고 그분의 피를 마신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같은 성품과 걸맞지 않은 것은 모든 것을 삶에서 몰아내고 그분의 속성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회개의 의미가 확장된 것으로, 과거의 죄에서 멀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악에서 돌이켜 … 마음과 의지를 하나님에게로 향하”는 것을 뜻합니다.33 제 친구가 꿈에서 계시를 얻었을 때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약점과 흠을 보여 주시겠지만 그것들을 또한 강점으로 바꾸도록 도와주실 것입니다.34 진지하게 “아직도 무엇이 부족하니이까”라고 여쭌다면,35 그분은 모른 척 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행복을 위해 사랑으로 답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희망을 주실 것입니다.

그것은 큰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므로 거룩함을 추구하고자 홀로 애쓴다면 너무도 벅찬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영광스러운 진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은혜, 성신의 위로와 인도가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동료 성도들의 격려가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에 만족하지 말되, 낙담하지도 맙시다. 단순하지만 사려 깊은 찬송가 가사에 담긴 충고처럼,

거룩하게 될 시간을 가지라 세상은 계속될지니

은밀한 중에 예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

예수님과 함께할 때 그분을 닮으리니

너 보는 자마다 예수님 모습 떠올리리라36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며,37 [그분의] 살을 먹고 [그분의]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질 것]”임을38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증거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