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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하나님께서 심판자 되시니


“하나님께서 심판자 되시니”, 성도들: 후기의 예수 그리스도 교회 이야기, 제1권, 진리의 표준, 1815~1846년(2018) 제41장

제41장: 하나님께서 심판자 되시니

제4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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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션 하우스

하나님께서 심판자 되시니

1843년 6월 1일, 애디슨과 루이자 프랫 부부는 딸들과 함께 나부의 한 선착장을 향해 걷고 있었다. 애디슨은 하와이로 3년간 선교 사업을 떠나는 길이었다. 그는 막내딸 앤을 팔에 안고 있었으며, 나머지 세 딸 엘런, 프랜시스, 로이스도 침울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떠나 보내는 것이 두려웠다.1

애디슨은 최근에 브리검 영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태평양에서 포경선을 타며 보냈던 자신의 젊은 시절과 하와이에 대해 애정을 담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하와이에는 교회가 들어가지 않았기에 브리검은 애디슨에게 그곳에 가서 선교부를 열면 어떻겠는지 의사를 물어 왔다. 애디슨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간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셉과 십이사도들은 그에게 한 무리의 장로들을 이끌고 하와이로 가도록 부름을 주었다.2

루이자는 애디슨이 그 임무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사흘 동안 계속 울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하와이가 그녀에게는 마치 이상하고 위험천만한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나부에 집 한 칸이 없었고, 돈이나 물물 교환을 할 만한 물자도 거의 없었다. 이제 딸들을 입히고 교육할 책임은 오로지 그녀의 몫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선착장으로 걸어가는 루이자는 여전히 마음이 약해져 있었지만, 애디슨이 그 부름을 받기에 합당하다는 사실만은 기쁘게 생각했다. 나부에는 남편이 복음을 전파하러 떠나는 동안 홀로 남겨지는 여성들이 많았다. 그해 여름에는 선교사들이 사방으로 떠나고 있었고, 루이자는 시련에 맞서며 주님을 신뢰하기로 다짐했다.

애디슨은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를 썼다. 가족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신을 싣고 갈 증기선 갑판에 오르며 그는 손수건을 들어 눈물을 훔쳤다. 강변에 선 딸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프랜시스는 아버지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3

바다에 익숙한 애디슨은 자신의 앞에 어떤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지 잘 알았다. 선교 사업을 위해 그를 성별한 십이사도는 그에게 비바람과 폭풍을 극복할 힘과 용기를 축복해 주었다. 그들은 그가 충실함을 증명한다면,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가족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영을 통해 약속했다.4


며칠 뒤, 조셉의 가족은 나부를 떠나 일리노이주 딕슨에 있는 에머의 언니 집으로 갔다. 그곳은 북쪽으로 며칠을 가야 나오는 곳이었다. 에머는 떠나기 전, 앤 휘트니에게 상호부조회 여성들이 가난한 사람들과 성전을 건축하는 남성들을 돕도록 독려해 달라고 지시했다.5

최근에 조셉은 성도들에게 성전 의식에 관하여 말하며 성전을 짓는 목적은 주님이 주시는 엔다우먼트를 받기 위해서임을 가르쳤다. 에머는 자신이 그 가르침을 들은 이후 성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성전 건축이 서둘러 진행될 수 있도록 상호부조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논해 보라고 앤에게 당부했다.

에머는 “성전 위원회와 이야기해서 그분들이 바라고,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6

이러한 임무를 맡은 앤은 그해의 첫 번째 상호부조회 모임을 소집하고, 여성들에게 성전 건축을 돕기 위한 방법을 제안해 달라고 말했다. 몇몇 자매들은 기부를 요청하고 새 옷을 만들 털실과 기타 재료를 모으는 일을 하겠다고 했다. 뜨개질, 바느질, 또는 헌 옷 수선 등을 하겠다고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한 여성은 나이 든 자매들에게 뜨개실을 주어 겨울에 성전 일꾼들에게 줄 양말을 만들게 하자고 제안했다.

폴리 스트링햄과 루이자 비맨은 일꾼들을 위해 옷을 만들겠다고 했고, 메리 펠쇼는 비누를 기부하겠다고 자원했다. 필린다 스탠리는 아마 천을 만들 아마를 기부하고, 매일 짜는 우유의 1/4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에스터 진은 방적기로 직접 실을 뽑아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천사들이 여러분을 보고 기뻐할 것입니다!” 체이스 자매는 주님의 집을 짓는 일에 기꺼이 힘을 보태려는 여성들의 마음을 칭찬하며 그렇게 간증했다.

그날 모임을 마치기 전에 앤은 방 안에 있던 어머니들에게 성전에 들어갈 수 있도록 딸들을 준비시키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그녀는 그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며, 그 성스러운 건물 안에서 진지하고 예의 있게 행동하도록 가르치라고 권고했다.7


6월 21일, 32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에머의 언니를 방문한 스미스 가족은 그곳에서 위급한 소식을 들고 도착한 윌리엄 클레이튼과 스티븐 마크햄을 만났다. 미주리 주지사가 조셉에게 예전의 반역죄에 대한 혐의로 미주리에서 재판을 받을 것을 다시 요구했으며, 일리노이주의 포드 주지사 역시 선지자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셉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미주리 사람들은 저를 해할 수 없습니다.”8

며칠 뒤, 가족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후기 성도 장로라 주장하는 두 명의 사내가 문을 두드렸다. 에머의 형부는 그들에게 조셉은 마당에 있는 헛간 근처에 있다고 말해 주었다.

잠시 후, 에머와 가족들은 밖에서 나는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게 되었다. 문 밖으로 달려 나간 그들은 사내들이 조셉의 가슴에 총구를 들이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한 사내가 조셉의 멱살을 잡고 고함쳤다.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쏘아 버리겠다!”

“그러시오!” 조셉은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며 말했다. “나는 그 총이 전혀 두렵지 않소.”

밖으로 뛰쳐나간 스티븐 마크햄은 사내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들은 깜짝 놀라 스티븐에게 총구를 겨누었다가 재빨리 다시 조셉에게 총구를 돌리고는 총으로 그의 갈비뼈를 누르며 스티븐에게 소리쳤다. “멈춰!”

그들은 몸싸움을 벌이며 조셉을 마차 뒤편에 밀어 넣고는 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조셉은 “여러분, 나는 인신보호영장을 받고 싶소.”라고 말했다. 그 영장이 있으면 현지 판사가 조셉의 체포가 합법적이었는지 여부를 가릴 수 있었다.

“빌어먹을!” 그들은 권총으로 조셉의 갈비뼈를 다시 한번 세게 치며 말했다. “네겐 없어!”

스티븐이 마차로 달려들어 말의 재갈을 움켜쥔 사이 에머는 집으로 뛰어 들어가 조셉의 외투와 모자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조셉의 눈에 집 앞을 지나는 한 남자가 보였다. “이 사람들이 나를 납치하려 하고 있소!” 조셉이 외쳤다. 하지만 그 남자는 계속 가던 길을 갔고, 조셉은 스티븐에게 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

“어서 가시오!” 조셉은 소리쳤다.9


조셉을 잡으러 온 사람들은 일리노이주와 미주리주에서 온 경관들이었다. 그들은 그날 오후에 조셉을 인근 여관에 감금하고, 변호사 면회도 허락하지 않았다. 스티븐은 재빨리 조셉이 당한 학대 행위를 현지 당국에 보고했다. 당국은 경관들을 곧 납치 및 학대죄로 체포했다. 곧 스티븐은 근처 법원에서 인신보호영장을 확보했다. 그 영장에 따라 조셉은 9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공판에 참석해야 했다.

그곳의 판사가 출타 중임을 알게 된 조셉과 그를 잡으러 왔던 경관들, 그리고 그 경관들을 체포한 사람들은 법률상의 혼란을 정리해 줄 다른 법정을 찾기로 했다.10

나부에서는 조셉이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윌슨 로와 하이럼이 선지자를 구하기 위해 100여 명의 남성을 소집했다. 그들은 기병을 조직해 사방으로 다니며 선지자를 찾게 하고, 몇몇은 증기선에 태워 강 상류로 보냈다.

조셉은 자신을 구하러 오는 무리 중 두 명을 먼저 발견하고는 마음을 놓으며 경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나는 미주리로 가지 않을 것이오. 저기 내 사람들이 오고 있소.” 그 두 명은 이내 20명으로 늘어났고, 곧 더 많은 이들이 합류했다. 그들은 조셉과 경관들의 발길을 나부로 돌렸다. 그들은 나부 지방 법원에서 영장의 합법성을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11

정오 무렵, 선지자는 법 집행관 몇 명 및 그를 구하러 온 기병들과 함께 나부 부근에 이르렀다. 아이들과 함께 먼저 나부로 돌아온 에머는 하이럼과 함께 말을 타고 나가 조셉을 맞았다. 나부 관악대가 애국심이 담긴 노래를 연주하는 가운데 시민들은 총과 대포를 발포하며 조셉의 도착을 축하했다. 곧 대초원의 꽃들로 장식된 말이 이끄는 마차 행렬이 이들 가운데로 합류했다.

길 양편에 늘어선 군중은 선지자의 무사 귀환을 기뻐하며 자신들의 앞을 지나는 행렬을 위해 선지자의 집까지 서서히 길을 터 주었다. 행렬이 선지자의 집에 도착하자 루시 스미스는 아들을 껴안았고, 조셉의 아이들은 아버지를 보기 위해 집 밖으로 달려 나왔다.

일곱 살이었던 프레드릭은 이렇게 말했다. “아빠, 미주리 사람들이 아빠를 다시 잡아가지는 않겠죠?”

조셉은 주위에 모여든 수백 명의 성도들에게 말을 하기 위해 담장 위로 올라갔다. 그는 “하나님께서 보살펴 주신 덕분에 저는 미주리 사람들의 손아귀에서 다시 한번 벗어났습니다.”라고 말했다. “여러분의 친절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12


예상했던 대로 나부 법원에서는 조셉의 체포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에 격분한 두 명의 체포 경관들은 주지사에게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포드 주지사는 법원의 판결을 침해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주 전역에 있는 성도들의 반대 세력들은 분노했다. 그들은 조셉이 다시 한번 소추를 면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13

한편, 수백 명의 성도들은 계속해서 나부와 인근 스테이크에 모여들었다. 동부에 있는 코네티컷주에서는 제인 매닝이라는 젊은 여성이 어머니와 형제들, 그리고 지부 회원 몇몇과 함께 운하선을 타고 나부를 향한 여정길에 올랐다. 이 무리의 인솔자는 그들의 지부 회장으로 봉사했던 찰스 완델이라는 선교사였다.

지부의 다른 회원들은 모두 백인이었지만, 제인과 그녀의 가족은 노예에서 해방된 흑인이었다. 제인은 코네티컷에서 나고 자랐으며, 거의 평생을 부유한 백인 부부 밑에서 일을 하며 살아왔다. 그녀는 기독교 교회에 들어갔지만, 금세 불만스러워졌다.

그러다 후기 성도 장로가 그 지역에서 설교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의 설교를 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는 그곳에 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제인은 설교를 들으러 갔고, 자신이 참된 복음을 찾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그 지역의 가장 큰 교회 지부에서 그다음 일요일에 침례와 확인을 받았다.14

제인은 열성적인 새로운 개종자였다. 침례를 받고 3주가 지난 뒤, 그녀는 기도하는 중에 방언의 은사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그녀와 가족들은 시온을 향한 집합의 길을 걷고 있었다.15

제인과 가족은 무사히 뉴욕을 지나 운하에 도착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지부 회원들과 합류하여 오하이오를 지나 일리노이까지 남쪽으로 여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운하 관리 직원들은 매닝 가족이 운임을 지불하지 않으면 여행을 계속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

제인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오하이오에 닿을 때까지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 당장 운임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는 것일까? 백인인 지부 회원들은 아무도 운임을 선불로 내라는 요구를 받지 않았다.

매닝 가족은 가진 돈을 세어 보았지만, 운임을 지불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들은 완델 장로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그마저도 거절당했다.

배는 출항을 시작하여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제인과 가족들은 수중에 남은 돈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나부까지는 아직 1,300여 킬로미터 이상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맨몸으로 서부 여정에 오른 제인은 몇 안 되는 자신의 일행을 시온으로 이끌기로 마음을 다잡았다.16


7월 12일 아침, 윌리엄 클레이튼이 조셉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조셉과 하이럼이 들어왔다. 하이럼이 조셉에게 말했다. “네가 계시를 기록하면, 내가 그것을 가지고 가서 에머에게 읽어 줄게. 에머에게 그 계시가 참되다는 것을 확신시킬 수 있을 거야. 그러면 너도 평안히 지낼 수 있겠지.”

하지만 조셉은 이렇게 대답했다. “형님은 에머를 잘 모르세요.” 그해 봄과 여름에 조셉은 에머가 직접 선택한 몇몇 여성을 포함한 여러 여성들과 인봉되었다.17 하지만 에머가 조셉이 아내들을 선택하는 것을 도왔다고 해서 그 원리에 쉽게 순종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었다.

“이 교리는 아주 간단해.” 하이럼이 말했다.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계시가 참되고, 순수하며, 하나님으로부터 왔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어.”

“그렇다면 한번 지켜보죠.” 조셉은 윌리엄에게 종이를 꺼내 자신이 구술하는 주님의 말씀을 기록해 달라고 부탁했다.18

그 계시의 많은 부분은 조셉이 이미 전에 계시로 받은 적이 있는 내용이었다. 이는 영원한 결혼의 새롭고도 영원한 성약과 그에 따른 축복과 약속에 관한 계시였다. 이 계시에서 주님은 복수 결혼에 관한 조건도 언급하셨는데, 그것은 조셉이 이미 1831년에 성경을 번역하며 알게 된 것들이었다. 계시의 나머지 부분은 조셉과 에머에게 주는 새로운 권고로, 복수 결혼에 관한 그들의 질문과 현재 그들이 겪는 고충에 관한 내용이었다.

주님께서는 결혼이 사후에도 계속되기 위해 남자와 여자는 신권 권세로 결혼해야 하며, 그들의 성약은 약속의 성령으로 인봉되어야 하고, 그들은 성약에 충실해야 한다고 계시하셨다. 또한, 그분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이들은 승영이라는 영광스러운 축복을 상속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19

주님께서는 “그때에 그들은 신이 되리니, 이는 그들에게 끝이 없음이라.”라고 선포하셨다. “그때 그들은 만물 위에 있으리니, 이는 만물이 그들에게 복종함이라.”20

주님께서는 계속해서 복수 결혼에 대해 말씀하시며, 아브라함이 충실할 경우 셀 수 없이 많은 후손을 축복받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던 성약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21 주님께서는 태초부터 당신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한 남성과 한 여성 사이의 결혼을 성임하셨다. 하지만 의로운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그들의 승영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주님께서 복수 결혼을 허락하신 때도 있었다.22

이 계시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주어진 것이었지만, 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조셉의 복수 아내들과 관련하여 에머에게 주는 권고도 언급되어 있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지시하셨다. “그리고 나의 여종 에머 스미스는 나의 종 조셉에게 주어진 사람 … 모두를 받아들이라.” 그분은 에머에게 조셉을 용서하고, 그와 함께 지내며, 자신의 성약을 지키라고 명하셨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그녀는 축복을 받고 번성하게 되며 기뻐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주님께서는 또한 성약을 깨트리고 주님의 율법에 순종하지 않는 자들에게 닥칠 무서운 결과에 대해 에머에게 경고하셨다.23

조셉이 구술한 그 계시는 10쪽 분량이었다. 윌리엄은 펜을 내려 놓고 자신이 기록한 계시를 조셉에게 읽어 주었다. 조셉은 계시가 정확하게 쓰였음을 확인했으며, 하이럼은 그것을 가지고 에머에게로 갔다.24


하지만 그날 오후에 조셉의 사무실에 돌아온 하이럼은 그렇게 심한 말을 들어 본 것은 정말이지 난생처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가 계시를 읽어 주자 에머는 분노하며 계시를 거부했다고 했다.

“형님은 에머를 모른다고 했잖아요.” 조셉이 나직이 말했다. 그는 계시가 적힌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25

다음 날, 조셉과 에머는 오랫동안 가슴이 미어지는 대화를 나누었다. 정오가 되기 전, 조셉은 윌리엄 클레이튼을 방으로 불러 중재를 요청했다. 조셉과 에머 둘 다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너무도 사랑하고 끔찍이 아꼈으며, 자신들이 맺은 영원한 성약을 지키고자 했다. 하지만 주님의 계명을 지키기 위한 그러한 노력이 이제 그들을 갈라놓고 있었다.26

에머는 특히 미래를 걱정하는 듯했다. 조셉의 적들이 복수 결혼에 대해 알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시 감옥에 갇히면? 그가 살해되기라도 한다면? 에머와 아이들은 조셉에게 의지해 생활하고 있었지만, 사실 가족의 재정은 교회의 재정과 얽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조셉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조셉과 에머는 이야기를 나누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그날 저녁 무렵 그들은 해결책에 도달했다. 에머의 재정적 안정을 위해 조셉은 그녀와 아이들에게 재산 일부를 양도했다.27 그리고 그해 가을을 끝으로 조셉은 더는 복수 결혼을 하지 않았다.28


1843년 8월 말, 스미스 가족은 강 근처에 있는 2층짜리 집으로 이사했다. 나부 맨션이라고 불렸던 그 새 집은 그들의 네 자녀와 조셉의 연로한 어머니, 그리고 그들을 위해 일하며 함께 숙식하는 사람들이 다 지낼 수 있을 만큼 널찍했다. 조셉은 그 집의 많은 공간을 호텔로 사용할 계획이었다.29

몇 주 뒤에 가을로 접어들 무렵, 제인 매닝과 그녀의 가족이 선지자를 만나고 그들이 지낼 곳을 구하기 위해 조셉과 에머의 집을 찾아왔다. “들어오세요!” 에머는 지친 일행을 맞아 주었다. 조셉은 그날 밤을 보낼 수 있는 곳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그들은 모두 함께 의자에 둘러앉았다.

“자매님이 이 작은 무리를 이끌고 오셨군요, 그렇죠?” 조셉이 제인에게 말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겪으신 일들을 좀 들려주시겠어요?”

제인은 조셉과 에머에게 뉴욕에서부터 시작된 자신들의 기나긴 여정을 이야기했다. “신발이 다 닳고, 발에 물집이 잡히고 터져 피가 날 때까지 걸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시작했다. 그래서 영원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저희 발을 낫게 해 달라고 간구했죠. 기도는 응답되었어요. 우리의 발이 다 나았거든요.”

그들은 별빛 아래에서, 아니면 길가에 있는 헛간에서 잠을 잤다. 도중에 만난 사람들은 그들이 도망한 노예가 아님을 증명하는 “해방 증서”가 없다는 이유로 그들을 감옥에 가두겠다고 위협했다.30 그들은 간혹 다리가 없는 깊은 개울을 맨몸으로 건너고, 칠흑 같은 밤과 서리가 내리는 추운 아침을 견디며 서로를 도왔다. 나부 부근에 다다랐을 때, 이들은 아픈 아이에게 병자 축복을 했고, 그 아이는 그들의 신앙으로 치유되었다.

제인은 자신들의 여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기까지 오면서 기쁘게 찬송가를 부르고, 하나님의 무한한 선하심과 자비에 감사를 드렸어요.”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실 것입니다.” 조셉이 말했다. “여러분은 이제 우리의 친구입니다.”

매닝 가족은 스미스 가족의 집에서 일주일을 머물렀다. 그 동안 제인은 나부행 배편로 부쳤던 자신의 짐 가방을 찾으려 했지만, 가방은 도중에 없어져 버렸는지, 아니면 누가 훔쳐갔는지 행방이 묘연했다. 그녀의 가족들은 곧 일할 곳과 살 곳을 마련해서 거처를 옮겼다.

어느 날 아침, 조셉은 제인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연유를 물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모두 집을 얻어 떠나 버렸어요. 그런데 저는 아직도 갈 곳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조셉은 그녀에게 “자매님이 원한다면 이곳에서 함께 생활해도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에머에게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제인이 지낼 곳이 없다는군요. 제인도 우리 집에서 살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자 에머는 “그럼요, 제인이 원한다면 얼마든지요.”라고 대답했다.

제인은 금세 이 바쁜 가족의 일원이 되었고, 조셉의 가족과 그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 역시 제인을 환영했다. 제인은 짐 가방을 찾지 못했지만, 조셉과 에머가 곧 상점에서 그녀에게 새 옷들을 사 주었다.31


그해 가을, 가족들이 새로운 집에 적응해 사는 동안 복수 결혼에 대한 에머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 갔다.32 13년 전에 주님께 받은 계시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성약과 계명을 지키면 의의 면류관을 받게 되리라는 약속을 받았었다. 또한 주님께서는 그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를 행하지 아니하면, 내가 있는 곳에 너는 올 수 없느니라.”33

에머는 자신이 조셉과, 그리고 주님과 맺은 성약을 지키고자 했다. 하지만 이따금 복수 결혼은 자신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머는 조셉이 복수 결혼을 한 몇몇 아내들에게 자신의 집에 들어와 함께 생활하는 것을 허락하기는 했지만, 그들을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오르고 그들을 불쾌히 대할 때도 있었다.34

결국, 에머는 에밀리와 엘리자 파트리지에게 자신의 집에서 영영 떠날 것을 요구했다. 에머는 조셉을 옆에 두고 그 자매들을 방으로 불러 그와의 관계를 즉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35

자신이 버림을 받았다고 느낀 에밀리는 방을 나서며 에머와 조셉에게 분노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향해 이렇게 되뇌었다. “주님께서 명하신 일을 하찮게 여겨선 안 돼.” 그녀는 에머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했지만, 결혼 성약을 깨트리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자매들을 뒤쫓아 방 밖으로 나간 조셉은 계단 아래에서 에밀리를 만났다. “에밀리, 괜찮니?” 조셉은 말했다.

조셉을 힐끗 본 에밀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 같은 기분이 들 거예요.” 조셉은 금방이라도 땅 속으로 곤두박질 칠 것처럼 보였다. 에밀리는 조셉이 측은해 보였다. 그녀는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지만, 그러기도 전에 조셉은 먼저 방 밖으로 나가 버렸다.36

수십 년이 흐른 뒤, 그때보다 더 나이가 든 에밀리는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나날들을 회상했다. 복수 결혼에 대한 에머의 복잡한 심경과 그것이 그녀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그녀는 이렇게 기록했다.37

“당시에 복수 결혼을 한다는 것은 에머는 물론 누구에게라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에머보다 더 잘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38

에밀리의 기록은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이 난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심판자가 되시나니.” 39